2012년 8월 11일 토요일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

작년 10월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의 전기가 출판 되었습니다. 제가 자서전이라고 표현하지 않은 점은 저자가 스티브 잡스 본인이 아니며, 월터 아이작슨이라는 작가가 스티브 잡스와의 인터뷰 내용과 함께 주변 인물들로부터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해서 3인칭 작가 시점으로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작년 가을에 전기가 출판되자 마자 회사 복지카드로 구매를 했다가 서재 책상위 한 모서리에 고이 모셔 두다 올해들어 퇴근 후 침대에 누워 조금씩 읽기 시작해 약 3개월만에야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책을 받아 보았을 때 책의 두께에 사실 조금은 놀라버렸습니다. '이 것을 언제 다 읽어보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 데다 작년 가을 당시에는 홍콩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AVAR(Association of anti Virus Asia Researchers) 컨퍼런스에서 논문 발표도 준비하고 AhnLab CORE와 AhnLab SecurityFair 세미나도 준비해야 되어 시간적으로,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이 책에 손이 가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 3개월에 걸쳐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습니다. 

먼저 작가에 의해 묘사된 스티브 잡스는 인간적으로는 그의 회사 제품 만큼 매력적인 인물로 보여졌다는 생각은 들지는 않았습니다. 고집이 세고 독단과 독선적인데다, 가끔은 지나칠 정도의 냉정함들.. 이런 모습들이 저에게는 그렇게 좋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그의 인생을 천천히 살펴보면 그리 순탄하고 편한 길들만을 걸어 오지 않은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것들로 인해 잡스의 사고방식과 성격이 그렇게 만들어지게 되었나하는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만약 한국에 태었났다며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당시 한국 상황은 한국 전쟁 직후라 좋지 않은 사회 상황에다, 입양아라는 사회적인 선입견 그리고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미국 사회에서도 좋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었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성격들.. 거기다 선불교와 채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들...

이런 점들이 모두 합쳐지게 된다면 과연 스티브 잡스는 한국 사회에서 정상적인 사회 생활 자체를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아마도 스티브 잡스는 입양아라는 선입견에다 사회 부적응자라는 낙인이 찍힌채 쓸쓸하게 살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되었다면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제품들이 나올 수 없었겠지요.

물론 그의 모든 면이 좋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단어인 "현실 왜곡장"은 부정적이거나 관심이 없는 일들을 무시하게되는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심어주는 좋은 촉매제의 역할도 하게 됩니다. 그 점이 현재의 애플을 만들고, 멋진 제품들이 나오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 됩니다.

그리고 그의 전기를 통해 사실 저의 어릴적 생각도 많이 났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만지고 배웠던 PC가 87년 애플2 였습니다. 다만 그 이후 애플 제품들은 저에게 잊혀졌고 대학 시절 출판 관련 디자인 일을 하는 친구의 맥을 잠시 살펴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물론 한 참이 흐른후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출시되면서 저도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의 부류에 포함은 되었지만요.

아이폰5가 다음 달인 9월에 출시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에서 만든 제품이 얼마나 많은 인기를 얻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저 역시 점점 느려지는 아이폰3GS를 볼때마다 아이폰5가 더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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